소오강호 (1990), 동방불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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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호금전, 정소동, 허안화, 서극, 김양화
출연
허관걸, 엽동, 장학우, 장민, 원결영
개봉
1990 홍콩, 대만
감독
정소동, 당계례
출연
이연걸, 임청하
개봉
1992 홍콩


우리나라에선 동방불패가 더 유명한데..
원래 소오강호가 1990년작..
동방불패는 1년 후 나온 그 속편이다.


영문 제목이 소오강호가 Swordman 1
동방불패가 Swordman 2
소오강호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되면.. 
이 영어제목의 어처구니없음에 할말을 잃게 된다;;

이연걸, 임청하, 관지림, 이가흔.. 등
캐스팅은 동방불패가 훨씬 더 화려하지만..
영화 자체는 소오강호가 더 낫다.


(위 소오강호, 아래 동방불패.. 확연히 차이나는 비주얼 ㅠㅠ)

동방불패도 원래 김용의 소설 소오강호가 원작이다.
김용은 무협소설의 전설과 같은 작가로
중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천룡팔부,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녹정기 등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작이 많은데..
그래도 소오강호를 제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영화만 본 사람이라면 원작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영화속에서 강호인들은 권력과 욕망을 위해
서로를 죽고 죽이며 끔찍한 참상을 벌인다.
정파의 유정풍과 일월신교의 곡양은 이에 회의를 느끼고
피비랜내 나는 강호를 떠나려한다.


하지만 강호의 복잡한 은원관계는
그 둘의 은퇴와 우정을 허락치 않는다.
조용히 은퇴하여 남은 여생을 노래나 부르며 아름답게 보내려던 그들의 꿈은
무참이 짖밟히고 사람들이 살해되는 참극으로 변한다.

곡양은 자살하기 직전 그들이 만든 노래의 악보를
주인공 영호충에게 전해주는데..
이 노래의 제목이 바로 영화의 제목 소오강호다.

소오강호의 뜻을 풀이하자면 강호를 비웃는다..
속세를 비웃는다.. 정도가 되겠다.
속세에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

(술과 여자와 음악만 있으면 마냥 행복한 영호충.. ㅎㅎ)


영화속 강호인들은 무공비급인 규화보전을 차지하여
천하를 지배하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영화와 원작은 내용이 상당히 다르지만..
무공비급과 권력에 대한 집착은 똑같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나오는데..
가장 충격적인 인물은 영호충의 사부인 악불군이다.
영화에서야 처음부터 그의 야심을 예측할 수 있지만
원작에서는 정말 충격이었다.


그는 화산파의 장문인으로
명예와 신의, 도덕, 규율을 중시 여기는 사내다.
별명도 이름하여 군자검이다. 하하하;;

그런데 알고보니 뒤에서 흉계를 꾸미고
죄없는 사람을 죽이고 나쁜짓을 수없이 저질러왔다.
자신의 욕망과 권력을 위해서!




동방불패나 임아행이나 좌냉선이나..
물론 악한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욕망은 눈에 다 보이고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악불군은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자였다.
(물론 영화에서는 속이 다 보여 악역으로의 매력이 떨어진다)

성인군자인척하며 뒤에서 시정잡배 같은 짓을 하는
악불군같은 위선자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조심해야할 인간이다.
차라리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표출시키는 인간이 더 낫다.



스토리를 보면 한가지 기묘한 점이 있다.
영호충과 그의 사제들은 이 무서운 강호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떠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더 강호에 얽메이게 된다.
이 점이 진정 강호(속세)의 무서운 점이다.



무공비급을 서고에서 처음 훔쳤던 임진남..
역시 무공비급에 탐을 냈던 늙은 환관과 좌냉선..
악불군.. 동방불패.. 수많은 욕망의 화신들..
결국 그 탐욕의 댓가는 처참한 죽음이었다.

그들이야 탐욕에 걸맞는 자업자득의 결과라 쳐도..
욕심이 전혀 없었던.. 유정풍과 곡양..
영호충과 그의 사제들은 어째서
그 참혹한 싸움에 휘말리고 죽음을 당해야 했을까..?

욕심없이 단지 자기 한몸만 지키려는 사람도
그 욕망과 권력의 소용돌이에 한번 휩쓸리게 되면
쉽사리 빠져나오기가 힘든것이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분 ㅠㅠ 욕 엄청 먹고 계시다


동방불패에서 영호충이 강호를 떠나기로 한 바로 전날 밤..
임아행과의 대화중..

임아행 [강호를 떠난다 해도..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은원이 생기고.. 그것이 바로 강호라네.
사람이 곧 강호인데.. 어떻게 강호를 떠나겠나?]


바로 다음날 강호를 떠나기로 한 영호충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으나.. 불과 하루도 안되어
자신의 사제들을 죽인 동방불패와 원한이 생기자
임아행을 도와 복수를 위한 싸움에 뛰어든다.

동방불패를 죽인 후.. 임아행의 피의숙청을 피해
일본으로 떠나려는 영호충과 그의 사제 악영산..
과연 그들은 진정 강호를 떠날 수 있을까..?

(원작과 달리 영화에선 아쉬운 이별을 해야했던 두사람.. ㅠㅠ)

영화의 배경은 명나라 시대로 무려 수백년전 이야기지만..
무공비급에 혈안이 되어 서로 죽고 죽이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은..
역시 돈과 권력때문에 치열한 암투를 벌이는
지금의 현대인들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기도 한다.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돈과 권력, 욕망의 소용돌이에서 벚어나고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소오강호를 꿈꾼다.
거지같은 직장과 월급봉투를 비웃으며 자유를 꿈 꾸지만..
실상 현실은 쉽지 않다.

속세를 비웃으며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 할수록..
역설적으로 더욱 돈과 속세에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유정풍과 곡양이 배 위에서 호탕하게 웃으며
소오강호를 부르는 모습을 꼽는다.


이 중년 남자배우들의 목소리도.. 노래도 그리 훌륭하지 않지만
이상하게 가슴이 뜨거워지고 왠지 짠해진다.

어릴적 이 영화를 처음 봤을때는 느끼지 못했다.
이 사회의 경쟁과 치열함, 가혹함을 경험해 본 후에야 느낄수 있는
씁쓸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이라 해야할까.. ㅎㅎ

언젠가 우리도 그들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이 속세에 미련을 버릴 수 있을까?
돈과 권력, 욕망의 소용돌이속에서 치열하게 살고있는
세상의 여느 사람들을 비웃으며..
한 잔 술로 하하하 호쾌하게 웃을 수 있을까?



<소오강호 가사>

푸른파도에 한바탕 웃는다
도도한 파도는 해안에 물결을 만들고
물결따라 떴다 잠기며 아침을 맞네

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어지러운 세상사 모두 잊는다
이긴자는 누구이며 진자는 누구인지 새벽 하늘은 알까
강산에 웃음으로 물안개를 맞는다

파도와 풍랑이 다하고 인생은 늙어가니 세상사 알려고 않네
맑은 바람에 속세의 찌든 먼지를 모두 털어 버리니
호걸의 마음에 다시 지는 노을이 머문다

만물은 웃기를 좋아하고 속세의 영예를 싫어하니
사나이도 그렇게 어리석고 어리석어 껄껄껄 웃는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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